송유경 <Fragments in Water>
2022.10.4.-10.9
Fragments in Water
물결 속의 조각들
이 푸른색 은빛 금속은
손에 움켜 쥐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거짓말처럼 사르르 녹아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가는 것을 어찌 할 수가 없다. 찰랑거리는 비커 속에 동그랗게 뭉친 은빛 조각을 꺼내어 얼음같이 투명한 막 위로 꺼내어 본다. 이리저리 살펴보고 저울질을 하다 용기를 내어 은빛 조각을 펼친다. 안내하는 데로 따라오면서도 다시 있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밀고 당기는 시간 속에서 고민의 흔적이 생긴다. 손끝의 감각으로 하나하나의 결을 쓰다듬듯이 덧바르고 다시 채워 넣는 시간을 통해 오늘도 마음속 거울 조각을 만든다.
-작가 노트 중에서-